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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인기 비결

Pipeline1 2023. 7. 5. 09:10

“사는 게 행복하더라” 임영웅을 사랑하는 분들의 말인데요. 임영웅은 "현상"일까? 그렇다면 임영웅 현상은 무엇을 말하나?

여러분 기억하시나요? 90년대 초 겨울연가의 선풍적인 인기가 한국을 너머 일본으로 확산됩니다. 배용준씨는 욘사마라고 불리며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받게되며 한류 드라마의 열풍이 불었었죠. 당시 NHK에 반영될 때, 일본어 성우가 배용준씨의 역할을 한 것이 아닌 한국말 그대로 우리 나라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방영을 진행했었죠.

엄청난 열풍이 불어 한류의 시초였으며, 9시 뉴스에 나오는 등 선풍적이였습니다. 배용준씨와 겨울연가는 한국 관광상품으로 그 당시 엄청난 일본인이 한국에 방문했습니다. 

 

1) 겨울연가와 임영웅

저는 이러한 임영웅의 팬덤을 보면서 수십년 전 겨울연가의 배용준에 열광하던 일본 중년분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임영웅이 현상이라면 그것을 견인하는 중장년과노년층 여성 팬덤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카타르 월드컵이 끝난지 4개월 정도 지났는데요. 한국 대표팀의 선전으로 K 리그에서도 그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조규성, 나상호 등 월드컵 스타들 덕분에 주말이면 축구 경기장에 많은 팬들이 입장하고 계십니다. 

 

2) 티켓 파워

하지만, 그들의 티켓파워를 능가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22명이 채우는 큰 잔디구장을 단 한 명의 가수가 채우는 일이 생겼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임영웅군이 시축자로 나선 일인데요. 이날 모인 관중은 4만5000여 명, 코로나19 이후 최다 관중 기록이라고 합니다. 40만원짜리 로열석 암표까지 등장했으며, 인기가 많은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죠. 임영웅은 가요계를 넘어 사회 전반을 들썩이게 하는 이름이 되었던 날인데요.

 

3) 중장년 여성 팬덤

임영웅이 현상이라면 그것을 견인하는 중장년 여성 팬덤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중음악사에서 트로트 가수와 중장년 여성이 이토록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호기심과 편견 어린 시선을 한 겹 걷어내고 임영웅 현상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가 있는데요 임영웅군이 세운 기록은 열성적이고 조직된 팬덤 활동의 결과물인데요. 임영웅의 노래가 각종 음원 사이트를 휩쓸고 그가 광고하는 정수기, 샴푸, 심지어 자동차까지 판매량이 급증합니다. 전국 투어 콘서트는 전회 전석 매진으로 17만명이 운집했구요, 한국 트로트 역사상 트로트 팬덤에서 이런 기록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예를 들어 보통 전국 투어를 해도 지방 도시에선 하루 이틀 정도 하는데 임영웅 콘서트는 지역마다 사흘씩 했습니다 아이돌 가수 중에서도 이 정도 티켓 파워를 가진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장년층의 팬덤 특히 여성분들의 팬덤이 대단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이전에 소개되었던 임영웅군의 콘서트 실황 무대가 영화와 VOD로 개봉되는 이유이지요.

하지만 임영웅군 현상을 단순히 티켓 파워나 광고 효과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임영웅군의 팬층은 남녀노소를 불문하지만 팬덤을 주도하는 건 50~70대 여성입니다. 임영웅군 현상이 새로운 건 중장년 여성들의 조직력을 드러냈기 때문인데요. 

 

4) 노래에 위로받은 경험

임영웅군의 가수이고 노래를 통해 치유받는 느낌이 듭니다. 단순히 개인적인 느낌이 아닌 집단적인 치유입니다. 이것이 바로 임영웅 현상을 만든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영웅 가수 노래에 담긴 감정은 "많이 힘들었죠. 잠시 쉬다가세요. 제가 당신을 잠시나마 안아드릴게요,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노래를 듣게되면 나 자신에 온전히 집중하게되고 잠시 잊고 살았던 나의 이름과 나란 존재에 대한 자각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래서 저는 임영웅군을 음악치료사이자 전도사라고 생각합니다. 미스터 트롯을 본 많은 시청자들은 기억합니다. 흰색 정장을 입은 한 남성 참가자가 자신을 홀로 키워온 어머니를 위해 노래하겠다며, 긴장한 표정으로 대중 앞에 선 그 모습을. 그 때 나왔던 노래가 노사연의 "바램"입니다. 읊조리는 듯한 첫 소절에 단번에 귀를 기울입니다.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기교나 신파 없이 담담한 목소리.

순간 세상이 정지되었고, 2분이라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 눈물을 흘리고 말았었죠. 고맙습니다. 임영웅군. 그 많은 트로트 가수 가운데 왜 임영웅이었을까. 상당수의 트로트가 남자다움을 강조하거나 남자의 순정을 주로 담았죠. 예를들어, 남진과 나훈아의 트로트에서 보듯 사나이, 총각, 남자 등 남성을 지칭하는 단어가 제목과 노랫말에 등장하곤 했지요.

 

하지만, 그에 비해 임영웅군 남성성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또한 허세를 부리는 남성도 등장하지 않구요. 바로 임영웅군의 트로트를 "부드러운 남성성의 출현"이라 할 수 있는데요 “가부장적 남성성에 질리거나 그들에게 상처받은 여성들은 말도 행동도 노래도 조심스럽게 하는 임영웅에게 열광하는 이유입니다. 강함이 아닌 부드러움을 통해 영향력을 보여주며 무대에서 드러나는 이미지와 창법에서도 그런 면이 보이죠. 트로트 창법의 대표 기교인 흔들고 꺾고 뒤집기를 과하게 하지 않으며, 다른 트로트 가수들과의 차별점을 나타냅니다.

 

또한, 그의 성장 스토리에 있는데요. 임영웅군에게 매료된 한 가지 이유로 성장 서사를 꼽습니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사고로 떠난 후 어머니와 외할머니 손에 자라며, 어려서부터 노래를 곧잘 불러 실용음악과에 진학했지만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고 모아둔 돈은 떨어지고 월세도 밀리자 군고구마를 팔며 생계를 이어나갔다고 한 방송에서 털어놓기도 했는데요 이를 보며, 실낱같은 가능성을 뚫고 자신의 이름처럼 영웅이 되었고 일종의 흙수저에서 성공한는 서사가 만들어졌습니다. 마치 아들처럼, 조카처럼 느껴지며 잘 해줄 수 밖에 없는 부모의 마음이 드는 부분입니다.

 

트로트 스타는 나훈아, 조용필 이후 세대교체가 거의 멈춰 있었고, 장윤정, 박현빈이 있었지만 팬덤 현상보다는 대중적인 트로트 열풍으로 소비되었죠. 왜냐하면 새로운 스타가 굳이 기성세대를 타깃으로 할 동기가 없었으며, 주요 소비층이라는 생각은 없었던 거 같습니다. 이러한 노래에 대한 치유와 고마움으로 팬들은 임영웅 군을 위해 음악앱에서 노래를 듣고, 그가 광고하는 제품을 구매하며 콘서트 애매를 위해, 그와 소통하기 위해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핸드폰도 배우고, 임영우에 대해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